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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랩스 대규모 희망퇴직? "2월 입사자도 있는데…"

[지금 이 회사는]"잘하는 분야 집중 위한 구조조정 염두…정해진건 없어"

2023. 02. 09 (목)
농업 종합 플랫폼 앱 ‘팜모닝’을 운영하는 애그테크(AgriTech) 기업 그린랩스가 일부 핵심 부서를 제외한 전 부서에서 희망퇴직을 받고, 이후 상황에 따라 정리해고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사 측은 희망퇴직 실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9일 복수의 그린랩스 관계자에 따르면 그린랩스는 핵심 부서를 제외한 구성원들에게 희망퇴직을 예고, 2022년 12월 이전 입사자는 2달 치 급여를, 이후 입사자는 1달 치 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랩스 구성원 A씨는 "당초 오늘(9일)부터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공지를 받았는데, 이후 일정 조율의 문제로 2주 이내 진행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희망퇴직 시점은 2월 말, 3월 말 두 차례로 나눠 진행한다고 한다"며 "회사에 남아도 3월 급여 지급이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구성원들은 2022년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며 빠르게 규모를 키우던 회사가 갑자기 대규모 인원 감축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실제 그린랩스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200여 명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랩스 구성원 B씨는 "지난해 여름 입사 때만 해도 200여 명이던 규모가 현재 600여 명으로 늘었다"며 "일부 직원들은 수습도 끝나기 전 희망퇴직 대상자가 됐다"고 말했다. A씨 역시 "심지어 2월 입사자도 있다"며 "경영진이 상황의 심각성을 지난달에 파악했다고 하는데 아무리 경기가 급격히 어려워졌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희망퇴직 실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린랩스 관계자는 "대내외적 경제 사정 악화로 스타트업 전반적인 분위기가 흑자 구조를 만들어내는 사업에 대한 (투자자 측의) 요청이 강하다보니 추가 투자 유치 과정에서 미래 성장을 위해 준비 중이던 혁신 산업 연구 분야는 축소하고 잘하는 영역에 집중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구조조정 관련 일정 수준 염두해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구성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구조조정 이슈에, 내부에서는 재무 관련 법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A씨는 "일각에서는 매출 등 재무 관련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사실 여부야 경영진만 알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그린랩스가 회계 이슈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냐" "카더라만 있지 실체는 모른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면서 6개월 사이 채용된 직원들이 꽤 되는데, 대내외적으로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부득이한 사정이 생겼고, 이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소통이 딜레이되며 여러 혼선이 생기는 것 같다"며 "하지만 현재 회계 문제와 관련해 법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잡플래닛에는 2월 들어 그린랩스에 대해 "갑작스러운 구조조정 희망퇴직. 불과 2주일 전까지만 해도 회사 괜찮다고 거짓말했다" "CEO의 경영 능력 부재, 직원들은 바보가 아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지 말라" "재무관리 엉망" "단순히 투자받으려고 만들어진 스타트업의 폐해를 보여줌. 거짓말 그만하고 직원들에게 제대로 상황을 전달해달라" 등의 기업 리뷰가 올라왔다. 이에 앞선 지난 1월에는 "채권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망해가는 중" "너무 빠르게 채용을 진행하면서 인원은 늘어나는데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전략이 없음" "BM(비즈니스 모델)이 불안정해 회사가 휘청거리는 게 느껴짐" 등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국내 대표 농식품 산업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그린랩스는 2017년 설립 이후, 창업 5년 만에 누적 투자액만 2200억 원, 지난해 매출액 5000억 원을 예상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국내 농업 관련 스타트업 중에서는 최초로 기업가치 1조 원을 돌파하며 차기 유니콘으로 불렸다. 

그린랩스는 농업 데이터 플랫폼 '팜모닝', 농민과 기업을 연결해 유통 판로를 찾아주는 '신선하이' 등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팜모닝은 농작법 자료부터 정부 보조금, 농산물 경매 시세 등 농민들에게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80만 명을 넘어섰다. 2019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4차 산업혁명' 우수 기업으로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경영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지난 1월 초 대표 급여 전액 삭감, 직책자 수당 폐지, 복지 비용 감축(재택근무 식대 지원 종료) 등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기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투자 유치도 논의 중이다. 2022년 1월 그린랩스는 BRV캐피탈매니지먼트(BRV), SK스퀘어, 스카이레이크 등에게 1700억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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